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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25 14:38
[부산일보]동물병원을 통해 본 '애완 문화' - 우린 장난감이 아니에요, 살아있는 존재란 걸 잊지 마세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78  

지난 주 부산일보로부터 '기고문' 청탁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동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의 애견문화에 대해서도 원고를 부탁받았죠.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난감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쓸 내용이 많더군요.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들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우리 수의사들은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 반려동물의 자손을 원하지 않는다면 '중성화 수술'을 권하는 편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노년이 되어 각종 종양 등으로 고생하거나 갑자기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보호자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기에 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기사를 작성하신 기자님의 시선도 후자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급하게 보내느라 다소 정리가 덜 된 듯 했던 원고를 기자님께서 잘 정리해 주셨네요.^^; 

  어떠한 시선이든 반려동물의 생명이나 삶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보다 잘 살게 하려는 목적은 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반려동물을 학대의 대상으로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비해서는 훨씬 건강하고 발전적인 시선들이죠. '반려동물 찌비가 바라본 동물병원과 애견문화'를 읽으신 블로거 여러분들이 어떤 쪽을 지지하든 저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이 기사를 읽으시고 여러분의 반려동물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입니다. 딱 한가지 여러분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반려동물은 우리와 같은 '숨쉬는 생명'이라는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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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많은 말을 잘 할 수 있지만 대부분 허구이기 쉽고, 동물은 몇 마디 못하지만 모두 진실되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찌비. 사람들은 저를 그렇게 부르네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겨우 5개월 된 강아지랍니다.

 저는 지금 부산 시내 한 동물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애견숍이라고, 저와 비슷한 애들을 기르고 파는 곳에서 지금의 주인을 만난 지 열흘. 엉덩이가 너무 아프고 털이 자꾸 빠지자 주인은 절 이곳으로 데려왔어요. 

 흰 가운과 마스크를 쓴, 수의사 선생님이 제 눈과 입을 살펴보고 피를 빼서 검사하더니 "영양 불균형, 피부염, 각종 알레르기가 원인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혼자 남겨진 병원. 하지만 둘러보니 저 혼자가 아니네요. 뭉치, 코코, 치치, 시롱이, 단지쌈지…. 종도, 이름도, 나이도 제각각인 강아지들이 꽤 있습니다. 응애라 불리는 제 또래의 고양이도 웅크리고 있고, 갈색 토끼도 있네요. 이들 중 몇몇은 저처럼 아파서 치료받으러 왔답니다.

'강아지 공장'서 인위 번식… 병원 신세 잦아
"같이 살자며 성대·불임 수술 너무 가혹해요"


 아픈 동물 대부분은 아주 어리거나, 아주 나이가 많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수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 요즘 강아지와 고양이가 아픈 주된 이유는 안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대부분은 엄마아빠가 사랑을 해서 자연적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분양을 하기 위해, 흔히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대규모 번식 시설에서 인위적으로 태어났습니다. 그 때문에 자연적으로 태어난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강아지 공장의 모토는 '질보다는 양'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구입하기 편하고 가격이 싸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네요. 저 역시 생일 선물로 지금의 주인을 만났습니다. 괜히 우울해지네요.

 갑자기 누가 소리 칩니다. "그래도 여기에 있는 걸 복 받은 줄 알아, 요 녀석아!" 옆방에 있는 열 살짜리 푸들 할머니네요. 좋은 주인을 만나 이처럼 동물병원에 올 수 있었지, 만약 주인이 반려동물에게 무관심하거나, 돈이 없다면 치료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 잘 만나 동물병원에 있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병원에 있으면서 성대를 제거하거나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수술을 받는 경우를 종종 봤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주변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또 키울 능력이 되지 못해서 어쩔 수없이 수술을 한다지만, 짖거나 자손을 낳는 자연스러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요?

 사람들은 우리들과 좀 더 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런 수술들을 한다고 하겠지만, 순순히 받아들이기엔 저희들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네요.

 "사람은 많은 말을 잘 할 수있지만 대부분 허구이기 쉽고, 동물은 몇 마디 못하지만 모두 진실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옛날 과학자는 그리 말했답니다. 큰 허구보다 작은 진실이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좀 더 깊이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글=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사진=최성훈 기자 noonwara@

| 8면 | 입력시간: 2011-01-22 [16:30:00]